15년만의 컴백 서울패밀리 '다시 한번 비상할래요'그룹 색 살리기 위해
세번이나 다시 녹음‘어덜트 컨템퍼러리’로 가요계 새바람 일으킬 것
국내 가요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장르가 ‘어덜트 컨템퍼러리(Adult Contemporary)’다. 성인 취향의 대중음악을 뜻하는 이 장르는 트로트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현재 국내 가요계에서 성인 음악은 트로트와 동의어다.
1980년대에는 어덜트 컨템퍼러리 뮤직이라고 부를만한 대중음악들이 많았다. 포크와 발라드, 그리고 록과 유로댄스 등이 혼합된 음악이 주류를 이룬 이 시기의 음악은 당시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인기를 모았다.
현재는 7080으로만 불리며 박제된 상태다. 7080이 아니라 여전히 30∼50대가 편하게 듣고 즐길만한 동시대 음악이어야 어덜트 컨템퍼러리라 할텐데 70∼80년대 음악의 재탕 수준에서 발전이 없다.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1986년 1집 앨범을 발표하고 타이틀곡 ‘내일이 찾아와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80년대 대표 어덜트 컨템퍼러리 뮤지션인 서울 패밀리가 컴백한 것.
남녀 혼성 듀오인 당초 7인조 록밴드로 남녀 2명의 보컬로 라인업을 갖춘 그룹이었다. 1987년 1.5집 앨범 ‘이제는’을 끝으로 남성 보컬 위일청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탈퇴하면서 서울패밀리의 전성기도 끝났다.
1983년부터 보컬로 영입돼 서울패밀리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여성 보컬 김승미만이 계속 그룹을 이끌왔다. 대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룹사운드 대신 혼성듀오로 라인업을 바꿨다. 그게 1995년 4집 앨범 때부터다.
'1993년 남성 보컬 유노씨가 새롭게 영입되면서 듀엣으로 구성을 바꿨어요. 위일청씨가 갑작스레 탈퇴한 후 새로 영입한 이재일씨와 2집과 3집을 내고 나서는 그룹사운드는 실질적으로 해체되고 말았어요. 대신 듀오로 바꾸면서 저희 공연 때에는 세션을 기용했죠.'(김승미)
4장의 베스트 및 기획성 리메이크 앨범 등과 캐럴 음반을 발표했지만 정규 앨범 발표는 무려 15년만이다. 옥동자와 같은 새 앨범 ‘비상(飛上)’은 3년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대중 앞에 서기가 어렵고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세 번이나 음반을 다시 녹음했어요. 처음에는 재즈 등 음악적 발전을 기해서 제작했는데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서울패밀리답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약간 트로트 느낌을 가미해 발라드 위주로 제작했어요.
팬분들이 파워 넘치는 서울패밀리의 음악이 아니라고 하시잖아요. 결국 가장 서울패밀리다우면서도 지금의 음악적 조류에 뒤지지 않는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유노)
파워 넘치는 유로댄스풍의 타이틀곡 ‘헤이헤이헤이’를 비롯해 펑키하면서도 비트와 사운드에 있어 참신함을 주는 ‘올드보이’가 서울패밀리다운 파워를 느끼게 해준다.
‘가라시네요’와 ‘휴식같은 이별’ 등 성인 취향의 발라드곡은 성인 취향의 음악이 이처럼 고급스러울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이들로 인해 국내 가요계에 ‘어덜트 컨템퍼러리 뮤직’이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 다시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보겠다는 이들의 힘찬 포부처럼 말이다.
'‘비상’은 우리에게 가장 의미있는 단어예요. 다시 한 번 날아오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죠. 다시 박차고 올라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