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던 거리와
빨개진 너의 두 뺨과
떨리는 목소리
잡고 싶었던 두 손도
나란한 발자국
그 길에 쌓인 얘기와
올려다보는 두 눈에
얼마나 내가 널 너를
작은 두 손을 꼭 모아
눈을 감고서
소원을 말하는 니가 예뻐서
코 끝까지 빨개진 널 품에 안았던
그 겨울에 살아
몇 번의 겨울과
그대로의 거리의 빛과
닮아져 버린 표정에
얼마나 내가 널 너를
작은 두 손을 꼭 모아
눈을 감고서
소원을 말하는 니가 예뻐서
코 끝까지 빨개진 널 품에 안았던
그 겨울에 여전히 살고 있어
눈꽃이 내린 새하얀 너를
떠올리는 매일이
내겐 겨울인 걸
내 푸른 동경의 마음까지 가여워하지는 말아줘
그건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것이니까
멀어지지 않으려 쉬지 않던 눈짓과 말
기어이 달려들어 전부를 주려나 봐
형태 없는 이 마음은 무너지지를 않아서
흠을 내어봐도 날 떠나지 않아요
이토록 뜨겁게 피어나도
도무지 좁혀지지 않는 거리
내가 손을 놓으면 아무것도 아닌 우리
움켜쥔 한 줌의 희망에 난 어디로도 못 가요
이것만이 내가 가진 전부일 테니까
형태 없는 이 마음은 무너지지를 않아서
흠을 내어봐도 날 떠나지 않아요
이토록 뜨겁게 피어나도
도무지 좁혀지지 않는 거리
내가 손을 놓으면 아무것도 아닌 우리
움켜쥔 한 줌의 희망에 난 어디로도 못 가요
흔한 마음이라는데 그렇기에 더 겁이 나
그토록 바라왔던 날들을
이젠 놓으려 해요
날개가 꺾인 후에야
난 자유로워요
얼마큼의 시간을 지나온 걸까요
아직도 이름조차 부를 수가 없죠
몇 번이나 거리의 색이 바뀌어야
조금은 익숙해질 수 있을까요
지나가 다 지나가나요
그대는 지금 어떤가요
끝내 날 지워낼 건가요
우리에게 대체 남은 게 뭔가요
이 물음들이 어디로도 전해질 수 없다면은
그땐 어떻게 하나요 나는 어떻게 하나요
빼곡한 기억들은 힘이 없나 봐요
이 허무에 지지 않는 법을 알려줘요
어지러운 슬픔이 잠들지 않아
그대 없는 꿈이 하나도 없어요
이런 게 다 지나가나요
그대는 지금 어떤가요
끝내 날 지워낼 건가요
우리에게 대체 남은 게 뭔가요
이 물음들이 어디로도 전해질 수 없다면은
그땐 어떻게 하나요 나는 어떻게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