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가지 생각이 바늘 끝처럼
폐를 스쳐 심장 위로 아리면
적어도 몇 초는 숨을 쉴 수 없고
뜨거울 만큼 목 안이 메어와
이토록이나 쉽게 무너지는 마음
매일 다짐하고 애를 써도
그대를 향해 멈춰있는 나를
슬픈 거짓말 그대가 떠난 빈자리
다시 돌아보길 바랄 뿐이죠
내게 돌아오길 바랄 뿐이죠
마음이 녹아서 눈물이 돼도
참고 참다 흘려버리지 못해
속눈썹 끝에서 무릎 위로 타닥
비로소 겨우 한 방울 떨구죠
이토록이나 쉽게 무너지는 마음
매일 다짐하고 애를 써도
그대를 향해 멈춰서는 나를
슬픈 거짓말 그대가 떠난 빈자리
다시 돌아보길 바랄 뿐이죠
생각해요 내 목소릴
아직 그대의 귓가에 남아있다면
희미해져 버리기 전에
이토록이나 쉽게 무너지는 마음 (무너지는 마음)
슬픈 거짓말 그대가 떠난 빈자리 (잊혀지네요)
꿈꾸던 시간 그대와 함께던 날이
다시 돌아오길 바랄 뿐이죠
내게 돌아오길 바랄 뿐이죠
마치 달의 뒷면처럼 외로웠던 나에겐
너의 더운 손이 꼭 구원 같았어
내가 가진 것과 가질 것을 다 주어도
정말 상관없다고 믿었어
그래 인정해 그 밤들은 너무 아름다웠어
저기 아침이 잔인하게 오는데
네게 찔리고 아문 자릴 다시 찔린 후에야
내가 변해야 하는 걸 알았어
이제 나의 어둠은 내가 밝힐 거야
누가 나를 비춰주길 바라지 않을 거야
잃어버렸던 내 모습을 다시 되찾기로 할래
스스로 번지며 차오를 때까지
차갑게 차갑게 더운 숨을 식히네
파랗게 때론 창백하게
휘영청 까맣던 밤의 허릴 베어와
다시 보름 또 보름마다
마다 마다
그래 인정해 그날들은 내겐 눈이 부셨어
이른 이별이 잔인하게 웃는데
네가 할퀴고 아문 자릴 다시 할퀸 뒤에야
너를 떠나야 하는 걸 알았어
이제 나의 어둠은 내가 밝힐 거야
바보같이 나를 탓하며 울지 않을 거야
잃어버렸던 내 모습을 다시 되찾기로 할래
스스로 번지며 차오를래 다시
어마어마한 별들이 이 순간
나의 암청빛 하늘에 숨어 빛을 내고 있어
홀로 만월의 달처럼 어엿한
나를 되찾으려 제발 이제
이제 나의
이제 나의 어둠은 내가 밝힐 거야
네가 나를 비춰주길 바라지 않을 거야
잃어버렸던 내 모습을 다시 되찾기로 하네
스스로 번지며 차오를게 다시
이제 나의 어둠은 내가 밝힐 거야
생은 삶의 한 가운데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앗아가 버린다
그건 내가 살아있기 위해 필요한
어쩌면 유일한 것이었어
그렇게 죽고 싶을 만큼 아팠던 것은
그만큼 살고 싶다는 증거
엉뚱한 곳에서 이유를 찾아 헤매며
소진했던 옛날이여
우린 영혼을 뺏긴 뒤에도
살아남는 법들을 새롭게 배운다
어찌어찌해 우린 아직 살아있고
내일도 분명히 그럴 거야
날뛰며 쏟아져 내리며 밤을 뒤덮고
목소리보다 먼저 번져가는 메아리
우린 무엇을 위해 살며
노래합니까 이토록 불안한 시대에
그렇게 죽고 싶을 만큼 아팠던 것은
그만큼 살고 싶다는 증거
엉뚱한 곳에서 이유를 찾아 헤매며
소진했던 옛날이여
내일은 분명 오늘과 똑같을 테지만
하나만 약속해 줄래 내게
그렇게 죽고 싶을 만큼 아플 때마다
싸워보겠다고
늘 이길 수는 없다 해도
아주 멀리 있는 별들의 붕괴와 탄생을
우리가 알아챌 수 없듯이
바로 곁에 있는 서로의 분열과 탄식도
우리는 알아챌 수 없었네
너는 존재하네 짙고 검은 공허 속에서
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
서로 일으키고 끌어안고 무너뜨리며
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
빛을 내
약속된 낙원으론 그 언제 갈 수 있을까
불타는 숲에 서서 올려다 본 하늘은
푸르지 않아 더 이상
지진과 해일
무너지는 빙하
폭발하는 분화구
시위와 분노
가난과 질병
그래 하지만 하지만
아직 우리가 무언가
뭔가 해 볼 수 있다면
너무 늦었단 건 알고 있어
하지만 하지만
(말하지 마 하지 마)
우리는 존재하네 짙고 검은 공허 속에서
하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
서로 일으키고 끌어안고 다시 무너뜨리며
하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
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
빛을 내
한밤중에 악몽의 틈에서 그대를 데려와서
고요하고 너르른 풀밭에 눕히고 재우리라
풀벌레 소리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내일은 아직 오지 못하리 그대가 잠들기 전엔
연거푸 짚고 일어서려는 손
긁히며 달려 멍들고 지친 발
여기 넘어진 채로 우리 함께 엉겨 쉬면 어떠리
깊은 밤 깊은 잠 깊은 밤
젖은 이끼에 벌거벗은 등을 뉘여 보면 어떠리
숨 쉰다 마신다 뱉는다
부드러운 파도를 그대의 턱 끝까지 덮어주고
창밖에는 눈꽃과 안개가 밤새 춤추게 하리라
어린 날의 결핍 무엇으로 채우리야
어제는 다신 오지 못하리 그대 이제 안심하오
연거푸 흘러내리는 붉은 땀
흉진 곳에서 새 잎이 돋는다
여기 넘어진 채로 우리 함께 엉겨 쉬면 어떠리
깊은 밤 깊은 잠 깊은 밤
그래 언제고 일어서서 다시 가야 할 때 오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닐 뿐
나를 잠들게 해줘
눈꺼풀 위로 깊은 잠이 마치 범람하듯 넘친다
잊는다 잊힌다 잊는다
잠든다 꿈조차 없는- 잠-
새벽이 그려놓은
하얀 눈 사이 발자국
누군가 어딜 향했던 건지
미처 다 알 수는 없지만
낮 동안 참아온
다 전하지 못한 맘
달빛에 겨우 꺼내든
그 맘 나와 닮아서
깊이 감춰두었던
그대가 새 나와
내 맘을 흩트려
비로소 다 아름다워져
이제야 사랑이라 부르다
혼자 작게 눈물만
새벽에 기대어
행복했던 순간들
간절했었던 기억도
이제 눈물이 되네
깊이 감춰두었던
그대가 새 나와
내 맘을 흩트려
비로소 다 아름다워져
이제야 사랑이라 부르다
혼자 너의 이름만
부를 수도 없는 널
하루 끝
꼭 빛을 잃은 새벽 별처럼
여기 있는데
깊이 감춰두었던
그대가 새 나와
따스히 감싸와
비로소 다 아름다워져
서러운 슬픈 이별까지도
멀리 밀어두듯이
오래 삼켜두었던
눈물이 새 나와
내 맘을 흩트려
그대는 더 아름다워져
모든 게 전부 끝이 난대도
분명하게 남을 널
오래도록 내 안에
남들처럼 빠르게 달리진 못 해도
터벅터벅 걸어온 날들이 쌓였소
세월이 참 빠르다 빠르다 하더니
이토록 순간일 줄은 진정 몰랐소
그대여 두려워마시오
길 위에서는 누구나 혼자요
어디로 가든 그 얼마나 느리게 걷든
눈앞의 소로를 따라 묵묵히 그저 가시게
지름길과 복잡한 대로를 피해서
누군가가 밟아서 난 굽고 좁은 길
나도 뒤에 올 외로운 그 누구 위해서
한 발 한 발 더 보태어 다지듯 걸었소
그대여 두려워마시오
길 위에서는 누구나 혼자요
어디로 가든 그 얼마나 느리게 걷든
눈앞의 소로를 따라 겸허히 그렇게
세상의 명예는 독주라오
마시면 마실수록 취하고
휘청댈 뿐 고요히 숨어 솟는 샘물 찾아
조금은 목마른 듯이 그렇게 가시게
그대여 외로워마시오
모든 길들은 결국 다 이어져 있소
막다른 길 끊어진 길도 밟아가다 보면
먼 훗날 뒤돌아 볼 때 그대의 소로가 될 테니
가슴이 울어도 나는 못 가
서투른 몸짓도 더는 못해
고운 꽃 한 아름 향내도
새들의 노랫소리도
머물다 이내 사라지는 한 켠의 꿈일까
저 달이 슬피 운다
저 달이 슬피 웃는다
헝클어진 그대 두 눈처럼
내 시들어진 꿈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함께 눕는다
곱게 자란 꽃들도
다 별이 되어지는데
내 맘은 아직도 그 자리에
상처를 남기고 떠난 사랑
어설픈 미련이 나를 울려
어제의 찬란한 태양도 해맑게 웃던 모습도
한겨울 깊은 시름 속에 묻혀진 꿈일까
저 달이 슬피 운다
저 달이 슬피 웃는다
헝클어진 그대 두 눈처럼
내 시들어진 꿈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함께 눕는다
곱게 자란 꽃들도
다 별이 되어지는데
내 맘은 아직도 그 자리에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함께 눕는다
곱게 자란 꽃들도
다 별이 되어지는데
내 맘은 아직도 그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