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희가 부른 '그래서 싫어'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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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케이아이작성일22-06-24 15:15 조회131,4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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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희가 부른 ‘그래서 싫어’의 매력
복고적인 재즈 풍의 성인가요
솔직히 이렇게 매력적인 노래인지 몰랐다. 발표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제목만 보고 한 번도 들어보질 않았으니 좋은 곡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없었다.
고병희의 2009년 발표 곡 ‘그래서 싫어’(김연경 작사/한승훈 작곡) 얘기다. 싫다니 무슨 노래 제목이 그렇게 부정적이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가수 자신도 “그래요. 노래는 좋은데 제목 때문에 틀기 곤란하다는 라디오 담당자들이 많았어요”라고 털어놓는다.
가수는 웃으면서 말하지만 속으로 많이 애를 태우고 속상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라디오 PD들 뿐만 아니라 가요를 전문적으로 듣는 기자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그런 선입견을 가질 정도였으니 일반 가요팬들은 오죽했을까.
문제의 노래를 딱 한 번 들어보고 기자는 무릎을 쳤다. ‘그래서 싫어’라는 제목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그래서 좋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반대로 싫다고 말하는 여성들의 복잡한 심리가 반영된 제목이라는 걸. 그야말로 반어법이 동원된 탁월한 제목이었다.
성악과 출신의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가수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곡이 바로 ‘그래서 싫어’라고 할 수 있다. 빠른 템포에 50년대의 복고적인 재즈를 연상시키는 곡인데 고병희는 이 노래를 부르고부터 트로트 가수로 불렸다고 한다.
여인의 복잡한 내면을 반어법으로 그린 노랫말
‘그래서 싫어’는 무척 섹시한 곡이다. 아니 솔직히 말해 굉장히 야한 노래라고 부를 수도 있다. 그래서 트로트 즉 성인가요로 불러야 하는지도 모른다. 가사의 일부를 살펴보자.
“싫어 싫어 싫어 아픈 사랑이 난 싫어/사랑을 허락했던 그 밤까지도/그래서 싫어 싫어 싫어/아픈 사랑이 난 싫어/사랑을 허락했던 그 밤 못 잊는 내가 싫어/뜨겁던 당신 정말 싫어요~”
햇빛촌 시절 고병희를 단번에 스타덤에 오르게 만든 ‘유리창엔 비’가 성악을 전공한 가수에게 어울리는 곡이었다면 ‘그래서 싫어’는 그야말로 고병희를 유행가 가수로 만든 곡인 셈이다.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다본 여인네의 심정을 절묘하게 그린 노랫말이 매혹적이다.
“꽃도 활짝 피면 지고/달도 차면 지는 인생/알싸한 술 한 잔을 삼켜버리는 벙어리 같은 여자의 눈물/뜨거운 가슴도 주고 순정까지도/이제 와 차갑게 날 밀어낸 당신~”이라는 2절을 듣다보면 저절로 이 노래가 좋아진다.
사랑을 하고 함께 살다보면 항상 좋을 수는 없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가 미워졌다가도 다시 그 남자의 매력을 생각하면 좋아지기도 하는 여자의 마음을 절묘하게 그렸다. 고병희를 진정한 성인가요 가수로 만든 곡이 바로 ‘그래서 싫어’라 할 수 있다.
새 앨범을 준비 중인 고병희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신곡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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